이 글은 반 개월차 대학원생이 대학원에 오려는 이들에게 주는 고생 이야기와 조언 글입니다. 반 개월차 석사 나부랭이의 말에 너무 큰 기대하지 마시고 성급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냥 참고로만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저는 솔직하게 썼습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대학원생들은 불행하다.
남들 일할 때 대학원에 들어온지 어언 반개월차 나의 소감은 여기는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른 곳이다. 아! 그런가보구나 하고 찾아봤던 내용들과는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많이 다르다.
누구나 그러겠으나 대학원에 처음 들어올 때 나는 분명 열심히 연구하여 좋은 해외학회에 논문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였다. 특히나 학부 때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은 그런 마음이 더 그럴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온전히 연구에 집중할 수가 없다.
랩실마다 학교마다 국내외 모두 다른 실정이지만 일이 몰릴 때는 연구에 쓸 힘이 남아있지 않는 경우들이 있었다. 공무원은 주 40시간 일한다고 들었는데 피식 웃음이 난다. 나보다 더 심한 랩실이 있다고 들었을 때조차 나에게 위로의 감정이 들지않았다.
이에 반 개월차 대학원생이 조언하건데 아래의 조건에 부합하는 대학원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이 정답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의 반 개월의 경험은 이렇게 하라고 조언한다.
1. 대학원은 교수님이 전부인 곳이다.
최고 등급의 학교는 좋은 교수님이 많이 계실 확률이 높고 연구에 집중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런 학교에서 랩실을 찾아가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학부때 생각하는 순위를 대학원에 매기지 마라. 후회한다. 물론 top 2는 제외(물론 이 중에도 걸러야할 랩실이... 많이 있겠지만....)
물론 이 말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수의 학교의 교수님들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교수님의 랩실 또한 많이 존재한다. 깨알 같지만....
때문에 교수님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야한다. 이 교수님이 하고 계신 연구, 논문, citation, 어느 학회에 냈는지, fellow인지, 어디에 소속되어 어느 곳과 프로젝트를 하시는지, 등등 샅샅이 찾아 조사해야한다.
만약 교수님께서 학부 강의를 했다면 들었던 사람들을 찾아 질문함으로써 조금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같다.
앞으로 추가 조건들에 대해 나열하겠지만 아래 글을 다 읽고 이게 아니다싶으면 그냥 취업하시는 것은 어떤지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코로나로 취업문이 닫힌 현재상황과 같은 때는... 버텨야겠지만....
물론 중소기업들도 눈만 높아서 바라는 것들이 많다만 그래도 이 글을 읽는 그대들만이라도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심하게 적어본다.
2. 들어가려는 랩실에 나와 연구분야가 같은 박사과정이 있는지 꼭 확인하라.
현재 나는 나와 연구분야가 같은 박사과정이 없다. 그것은 망망대해를 건너는 조그만한 물고기의 심정일 것이다. 나의 경험을 하고싶다면 뭐 해보라. 말리지 않는다.
3. 나의 연구분야에 대해 논문 실적이 없는 교수님 밑으로 가지마라.
물론 석사는 논문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는 곳이라고 익히 알고있다. 때문에 좋은 교수님 밑이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배움이 있을터다. 그러나 반개월차 석사과정 나부랭이의 현재 심정은 지도적으로는 모르겠으나 학문적으로 배움이 적다. 나 스스로 공부해서 나 스스로 논문을 써야한다. 이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나의 연구분야에 대해 잘 아는 교수님 밑에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적어도 연구적으로 피드백을 알려주시지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를 토대로 쓸데없는 것들에서 교훈주려는 것보다 훨씬 낫다. 현재까지 나의 의견은 그러하다.
4. 타대생, 자대생 할 것 없이 무조건 내부 랩실과 그 안의 사람들을 가서 확인하고 보라.
같은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바라보는 랩실, 같은 학교에서 바라보는 랩실, 랩실 안에서의 랩실 모두 다르다. 애당초 랩실 사람들을 보라는 뜻 또한 그 사람들에게 랩실의 나쁜 면모를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이미 그 랩실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확인하라는 이유는 단순하다. 적어도 감이 좋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들이 업무를 하는지 연구를 하는지 딴 짓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충 잡일과 업무를 하다 어영부영 논문 써서 졸업하는 석사생들이 태반이다. 이제 회사들은 그런 사람들을 잘 거르기 때문에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반드시 몇 번에 걸쳐 확인해야한다.
겁내지마라. 어차피 랩실에 안 가면 안 볼 사람들이다. 꼭 그렇지 않아도 쌩판 남인데 굳이 신경쓰지마라. 이것을 겁낸다면 미래 고생하게 될 랩실에서 환영할 것이다. 어서와~
5. 돈을 많이 주는 랩실보다 연구를 열심히 하는 랩실에 가라. 한 번 선택으로 2년이 달라진다. (아! 물론 둘 다면 좋은 랩실이다. 꼭 가라. 적어도 일은 시켜도 연구에 시간을 고려해주실 것이다.)
공대 기준 한 학기 400 ~ 800이다. 석사의 경우 4학기 1600~3200 + 입학금일 것이고 그 외 기숙사를 살거나 월세를 살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즉 다 빚이다. 이것은 모든 대학원생들에게 부담이다. 때문에 돈을 주는 곳을 찾기 마련이다. 나도 인정한다. 어느 정도의 학비 부담을 면제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반개월차 나부랭이의 경험상 연구를 열심히 하는 곳이 더 나아보인다.
6. 고른 랩실의 교수님께서 근 5년이내 교신저자로 낸 논문의 학회 등급이 top tier 혹은 제 1저자로 논문을 낸 것이 없다면 포기해라.(5년은 학회,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최대 년수이다.)
3에서 설명했던 것보다 더 심한 경우이다. 그 랩실의 연구실적이 무엇으로 채워질지는 모르겠으나 1저자가 없다면.... 2저자라도 확인하고 그것도 없다면....
7. AI를 하고자 한다면 지원하고자 하는 랩실이 제출한 학회에 주목하라.
요즘은 무슨 학과나 AI관련 교수님이 계신다. 그러나 주의하라. 명패만 바꿔달은 랩실인지 꼭 확인해야한다. 이미 AI에 있어 소수의 랩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 학회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는 랩실로 가득하다. 실력이 없는데 그 학회를 나무라는 교수님이 계시거든 얼른 빠져나오라. 과거의 영광에 빠져 대세에 편승하지 못하면 죽는 것이 요즘 시장이다.
8. 컨택은 필수다.
대학원 입학은 학교마다 다르다. 어떤 곳은 1년마다 뽑는다. 그렇기 때문에 입시요강을 잘 보고 준비를 해야하는데 이전에 반드시 필수적으로 컨택을 해야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다. 좋은 랩실은 그만큼 빨리 차고 TO가 사라진다. 컨택을 하기 위해서는 1~7의 모든 내용들을 다 조사한 후에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조사하고 빠르게 컨택하여 빠르게 나의 실력과 비전, 목표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하고 이 모든 과정들을 거치며 좋은 랩실에 먼저 들어가라.
자대생이라면 더 좋다. 3학년부터 연구실 생활을 시작해도 좋고 4학년부터 시작하여 좋은 랩실을 먼저 찜하라. 먼저 경험하면 랩실이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른 랩실로 옮길 기회가 타대생에 비해 훨씬 높다. 경험을 하기 위해 랩실 생활을 한다고하고 이곳 저곳 좋은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다녀보며 경험하고 혹은 추천받아 진학을 꿈꾸는 것이 가장 베스트이다.
추천은 못.... 받을 사람이 많겠지만...
여기까지 내가 경험한 이야기 다른 사람 이야기 몇 개를 포함해서 적어보았다. 물론 이 내용을 교수님들께서 볼 일은 없겠지만 만약 보신다면 뜨끔해서 조금이라도 대학원생들 일 좀 적게 시키라고 했으면 좋겠다. 하.... 요즘은 사회가 대학원생을 지속적으로 바라고 있다. 이 때문인지 단순 학위 장사하는 대학들의 실태들 속에서 회사가 저리 바라니 교육이 무너지는 셈이다. 말 그대로 학문을 연구해야할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대학원에 들어오는 사람보다 적으니 말 다했다.
박사를 한다고 행복을 보장받지 못하는 요즘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있는지 회의감이 든다.
요즘은 대학원도 미네르바 스쿨처럼 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시대는 아직 덜 발전했나보다.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본 충격적인 일화
대학원생 하강법....
사람들이 대학원생을 생각하는 방식....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